[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오늘로부터 9년 전인 2016년 4월 8일. 모텔에서 토토 씨벳으로 만난 여중생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남성이 항소심에서 징역 40년을 선고받았다.
 | 사진=연합뉴스TV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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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은 그로부터 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5년 3월 26일 피의자 김씨(당시 37세)는 관악구 봉천동의 한 모텔에서 토토 씨벳으로 만난 A양(당시 15세)의 입을 수면마취제를 묻힌 거즈로 막고 목을 졸라 숨지게 했다. 김씨는 범행 후 A양에게 토토 씨벳을 대가로 줬던 13만원을 들고 달아났다.
그로부터 3일 뒤인 29일, 도주했던 김씨는 강도살인 혐의로 경찰에 검거됐다. 김씨는 A양과의 성매매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내가 모텔을 나올 때 A양은 모바일 쇼핑을 하고 있었다”며 살인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경찰이 모텔 CCTV 기록과 A양 손톱 밑에 나온 살점의 주인이 김씨라는 증거를 들이대며 추궁한 끝에 김씨는 범행을 자백했다. 김씨는 “A양이 토토 씨벳을 성의없이 해서 살해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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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김씨의 범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경찰은 조사 과정에서 김씨가 서초구의 한 모텔에서 모바일 채팅으로 만난 B씨와 성관계를 맺은 뒤 목을 졸라 기절시키고 성매매 대가인 30만원을 들고 달아난 사실을 추가로 밝혀냈다.
이 외에도 경찰에 “김씨에게 비슷한 일을 당했다”는 신고가 접수됐고, 심지어 피해 여성 중 1명은 외상후 스트레스 증상을 보이다 결국 세상을 등진 사실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안겼다. 김씨는 같은 해 1월부터 검거 직전 까지 총 10차례의 토토 씨벳을 했다.
1심은 김씨에게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고 완전히 증명하기 어렵다고 보고 징역 30년형을 선고했다. A양을 사망하게 하려는 목적이었다면 목을 조른 것 외에 별도로 수면마취제까지 쓸 이유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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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2심과 대법원에서는 김씨의 고의성이 인정됐다. 2심은 “김씨가 자신의 행위로 피해자들을 사망에 이르게 하거나 위험이 있음을 인식했거나 예견했다”며 징역 40년 형을 선고했다. 살인의 확정적 고의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미필적 고의는 있었다는 판단이었고, 대법원도 같은 결론을 내렸다.
2016년 7월 대법원 1부(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강도살인, 강도살인미수, 성매매특별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씨에게 징역 40년과 20년간의 위치추적장치 부착 명령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한편 A양을 성매매에 이용해 돈을 벌었던 포주들 3명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어린 10대들에게 하루 수차례 이상 성매매를 시키고 돈을 착취한 것으로 밝혀졌다.
주범 B씨는 징역 10년형을 선고받았으며, 공범 C씨와 D씨는 각각 6년과 4년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