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지나 기자] 패션 기업 토토 롤링 홀딩스(CPRI)는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베르사체를 프라다에 매각한다고 발표하면서 10일(현지시간) 주가가 급락했다. 매각 대금은 약 13억8000만달러로, 이는 토토 롤링가 2018년 베르사체를 인수하며 지불했던 21억달러의 절반 수준이다.
배런스 보도에 따르면 베르사체 매각 가능성은 이미 지난 3월부터 시장에 돌았던 소문으로, 당시 투자자들은 토토 롤링가 핵심 브랜드인 마이클 코어스에 집중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 기대했다. 그러나 이번 매각 가격이 시장의 기대를 밑돌면서 매각 발표 이후 토토 롤링 주가는 오히려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날 오후 12시 7분 기준 토토 롤링 주가는 7.4% 하락한 15.1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존 아이돌 토토 롤링 CEO 는 “이번 거래는 주주가치 제고, 재무구조 강화, 마이클 코어스와 지미추의 성장 기반 마련에 대한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토토 롤링는 이번 매각 대금으로 부채 상환, 자사주 매입, 마이클 코어스 및 지미추 브랜드 투자에 나설 계획이라고 전했다.
토토 롤링는 2017년 지미추를 인수한 데 이어 2018년 말 베르사체 인수와 함께 마이클 코어스 홀딩스에서 토토 롤링 홀딩스로 사명을 변경하며 글로벌 명품 그룹으로의 전환을 시도했다. 그러나 이후 주가는 시장과 소매 업종 평균을 크게 밑돌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토토 롤링 주가는 2019년 초 이후 63% 하락한 반면 S&P500 지수는 같은 기간 100% 상승했다.
특히 전체 매출의 약 70%를 차지하는 마이클 코어스 브랜드의 성장이 정체되며 실적 부진이 이어졌다. 마이클 코어스는 2023 회계연도 1.8%, 2024년에는 9.2% 매출 감소를 기록했다. 토토 롤링는 브랜드 리빌딩 대신 2023년 코치 브랜드를 보유한 테피스트리(TPR)에 85억달러에 매각되는 방향을 추진했지만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의 반독점 소송으로 인해 거래는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