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토토 계좌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에 입장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
|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토토 계좌 대망론’이 정치권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파면된 윤석열 전 대통령을 대신해 조기 대선까지 국정 안정에 전념할 행정부 수반이 직접 대선판 플레이어로 등판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에 갈수록 힘이 실리는 형국이다. 국정 공백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지만 토토 계좌 대통령 권한대행은 입을 꾹 다물고 있다.
본지 취재 결과 한 권 대행은 이번 조기 대선에 불출마하기로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와 관련 어떠한 입장을 내지 않으면서 정치권은 물론 토토 계좌 혼란을 키우고 있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건 국민의힘이다. 한 대행이 대선 경선엔 불참하지만 추후에 무소속으로 출마, 국민의힘 최종 후보와 단일화로 중도·보수 빅텐트의 선봉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의원 절반에 해당하는 54명이 한 권한대행의 출마를 촉구하는 추대 연판장을 만든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중도 소구력이 높은 오세훈 서울시장, 유승민 전 의원의 불참과 함께 ‘토토 계좌 띄우기’에 국민의힘 경선 흥행에는 벌써 빨간불이 켜졌다.
문제는 한 대행이 본인을 둘러싼 출마설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면서도, 다분히 정치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한 권한대행은 윤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이완규 법제처장을 비롯해 함상훈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 보수 성향의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지명했다. 이를 두고 차기 정권에서 헌재 내부 정치 지형을 바꾸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가장 큰 주목을 받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 간 첫 통화에서도 ‘대선 고민’ 발언을 고의적으로 유출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한 대행은 지난달 24일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기각 직후 복귀했을 당시에도, 전날 국무회의에서도 본인의 ‘마지막 소명’을 강조했다. 다만 이 단어가 당장 시급한 미국과의 통상전쟁 대응과 관련한 임무를 서둘러 마치고, 대선 등판을 암시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대통령 권한대행의 지위로 토토 계좌을 볼모로 대권 ‘간보기’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더 이상의 정치적 논란을 피하고 토토 계좌 공백 상황을 재현하지 않으려면 이젠 한 대행이 확실하게 거취를 표명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