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이어진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결의, 국회의 윤 대통령 탄핵소추 발의, 여당의 불참으로 인한 탄핵소추안 폐기 이후에도 한국 사회는 당분간 혼란의 시간이 이어질 전망이다.
그들을 가장 불안하게 하는 건 원·달러 환율이 급등이다. 지난 9일에는 원·달러 환율은 1437원까지 치솟으면서 최근 2년새 최고치를 기록했다. 내수 침체로 수출만이 대안인 상황에서 환율 급등은 악재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최근 만난 원자재를 수입해 완제품을 제조하는 한 중소기업의 임원은 “트럼프 당선으로 가뜩이나 환율에 대한 걱정이 크다”며 “미국 대통령 선거는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국내 정치는 다르지 않느냐. 국민을 챙겨야 할 대통령과 국회가 오히려 국민을 내버리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실제로 사무실 등이 밀집한 서울 여의도와 강남, 이태원, 홍대 등 주요 상권에서 장사를 하는 자영업자들의 주름은 깊어지고 있다. 연말 회식 예약 취소가 잇따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예약문의조차 크게 줄었다고 한다. 심지어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3일은 정부가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대책’을 발표한 바로 다음 날이다보니 자영업자들의 허탈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스타트업계에도 불안감은 가득하기만 하다. 특히 위험성이 큰 초기 스타트업은 외부 투자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다. 투자부터 회수까지 비교적 장기간 이뤄지는 점을 고려하면 당장의 영향은 적을 수 있지만 초기 창업기업에게는 불안정한 국내 상황 자체가 위험 요소일 수밖에 없다. 특히 올해 3분기까지 창업 3년 이하 초기기업 투자는 전년대비 24.8%나 줄었다.
경영에서 가장 우려하는 것은 불확실성이다. 이번 비상계엄 조치 후폭풍이 어떻게 마무리될 지는 모르지만 불확실성이 당분간 계속되면서 경제주체들의 혼란은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번 비상계엄 사태를 보면서 군 복무 시절이 떠올랐다. 군 복무 당시 당시 들었던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무능한 지휘관은 적(敵)보다 무섭다’는 말이다. 2024년 현재 우리 정부와 정치권이 혹시 무능한 지휘관은 아닌지 우려만 깊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