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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토토 커뮤니티 헌법재판소 인근. 외국인 관광객들과 시민들이 따스한 날씨를 맘껏 즐기며 이곳저곳을 구경하고 있었다. 헌법재판소 정문과 그 인근은 폴리스라인으로 접근이 통제됐지만 나머지 지역은 이동이 가능하도록 통행로가 확보돼 있었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촘촘하게 세워진 차벽이 신기한 듯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차벽을 배경 삼아 사진을 찍는 이들도 있었다.
지난 금요일 선고에 따른 충돌이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에 일부 가게는 문을 닫은 곳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가게들은 정상 영업을 했다.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유명한 맛집으로 알려진 식당들 앞에는 순서를 기다리는 손님들이 줄을 길게 늘어 서 있었다. 자영업자들의 얼굴에선 오랜만에 잘 되는 장사에 토토 커뮤니티이 떠나지 않았다. 인근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50대 박모씨는 “그간 매출이 반의반 토막이 났었다”면서도 “그래도 이젠 제대로 된 장사를 할 수 있다는 생각에 근심이 싹 사라졌다”고 말했다.
인근 한남동 주민들과 상권은 반색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손님들에 자영업자는 바쁘게 손님 맞이에 나섰고 주민들은 강아지와 산책을 하는 등 평화로운 분위기를 만끽하고 있었다. 한남동 주민 임모(45)씨는 “지난 1월부터 시작해서 토토 커뮤니티에 잠을 설치는 날도 많았고 힘든 날이 하루 이틀이 아니었다”며 “그래도 이렇게 끝이 나니 속이 후련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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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촉구 천막과 각종 집회로 혼란스럽던 광화문 역시 일상을 회복한 듯 보였다. 동화면세점 앞에서 전광훈 목사 사랑제일교회의 주일 연합예배가 이뤄졌지만 탄핵 인용 전과 비교해보면 규모가 상당히 줄어 있었다. 광화문 앞에서는 파수의식(조선의 군례의식)이 재연되고 있었고 한복 차림의 외국인 관광객들과 나들이객들이 신기한 듯 이를 바라보고 있었다. 지난 4일까지 쏟아졌던 각종 구호 대신 환호성과 카메라 소리가 이곳을 메웠다. 바로 옆 송현광장에서는 여유를 즐기기 위한 시민들의 산책이 이어지기도 했다.
반면 윤 전 대통령이 이번 주 돌아갈 것으로 예상되는 토토 커뮤니티 사저 인근은 고요 속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탄핵 인용 시 언제까지 관저를 비워야 한다는 명문적 규정은 없어 정확한 시기는 알 수 없으나 과거 전례에 비교해볼 때 이번주 중 사저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윤 전 대통령 내외가 돌아갈 가능성이 큰 아크로비스타 인근에는 벌써 경호원들과 취재진으로 붐비고 있다.
경찰은 윤 전 대통령 사저 근처 집회를 금지하는 등 경비 계획을 세우고 있다. 5개의 시민단체가 이번달 윤 전 대통령 사전 인근에서 집회를 열겠다고 신고했으나 서울중앙지법 100m 이내 지역이라는 이유로 금지 통고했다. 현행법상 법원 100m 이내 지역에서는 판결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금지 통고할 수 있다. 윤 전 대통령은 내란 혐의로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