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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상의 정상화 위해 백의종군…마중물 될 것”
오 시장은 12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이번 대선에 토토 도박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오 시장은 당초 13일 약자와의 동행을 상징하는 장소에서 토토 도박 선언할 예정이었으나, 발표 하루 전 전격 불토토 도박를 택했다.
그는 불토토 도박를 결정한 이유에 대해 “국민이 다시 보수에 국정을 책임질 기회를 주시려면 책임 있는 사람의 결단이 절실한 때라고 판단했다”며 “‘보수가 새롭게 태어났다, 기대할 수 있겠다’고 체감할 수 있다면 미약하게나마 제 한 몸 기꺼이 비켜드리고 승리의 길을 열어드려야겠다고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 아니면 안 돼’라는 오만이 횡행해 우리 정치가 비정상이 됐는데, 평생 정치 개혁을 외쳐온 저마저 같은 함정에 빠져선 안 된다고 결론을 내렸다”며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해 백의종군으로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대선을 준비하는 당과 후보들에게 “‘다시 성장’과 더불어 ‘약자와의 동행’을 대선의 핵심 어젠다로 내걸어 달라”고도 촉구했다. 또 불토토 도박를 선언했지만, 자신의 비전에 공감하는 대선 후보를 적극 지원해 정권 재창출에 매진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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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허제 여파, 2% 지지율…명태균 리스크 ‘그대로’
한국갤럽이 8~10일(4월2주) 만 18세 이상 성인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 시장의 장래 정치지도자 선호도는 2%에 그쳤다. 대선 정국이 시작됐으나 토토 도박 후보 중에서도 김문수(9%), 홍준표(4%), 한동훈(5%)에도 못 미친다.
한국갤럽 기준 오 토토 도박의 지지도는 지난 2월2주차 5%까지 상승했으나 이후 2월12일 토허제 해제 이후 3월에는 3~4%선에서 머물렀다. 이후 4월1주에는 2%까지 떨어진 후 계속 2주 연속 2%에 머무르고 있다.
온건보수 지지를 받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등장 역시 오 시장 불토토 도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중도보수 성향인 오 시장과 한 대행의 정치적 지지층이 비슷할 수 있다. 한 대행은 4월2주 갤럽조사에서 2%의 장래 정치지도자 선호도를 얻으며 첫 등장했다. 오 시장과 같은 지지도다.
오 시장은 이날 불토토 도박 선언을 마친 뒤 ”한 대행의 경륜이나 역량, 품성에 대해선 제가 깊이 존경한다“면서도 한 대행 스스로 토토 도박 여부를 명확히 국민에게 발표해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특히 명씨가 최근 보석으로 석방돼 오 토토 도박 관련된 의혹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것도 오 토토 도박에게 리스크로 작용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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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중도토토 도박 후보 누가 웃나…吳 지지후보도 관심
보수 주요잠룡인 오 시장의 불토토 도박로 국민의힘 대선 경선 구도도 크게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 시장은 비상계엄과 관련 윤 전 대통령이 탄핵소추를 통해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히는 등 중도보수 성향이었기에 중도보수 판세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토토 도박 잠룡 중 출사표를 던졌거나 혹은 던질 예정인 중도토토 도박 후보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안철수 의원, 유승민 전 의원 등이다. 한 전 대표와 안 의원은 이미 출사표를 던졌고, 유 전 의원은 막판 고심 중이다.
오 시장이 불토토 도박 선언문에서 비전에 공감하는 대선 후보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예고한 만큼, 중도보수 후보들은 오 시장의 표를 끌어오기 위해 구애에 나설 가능성도 크다.
한동훈 전 대표는 오 시장 불토토 도박 선언 직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우리 당과 미래를 생각하며, 또 서울시장으로서 시민에 대한 책무를 우선시하신 것을 깊이 존중하고, 결단에 존경의 말씀을 드린다“고 썼다.
아울러 오 시장이의 핵심 어젠다를 언급하며 ”제가 토토 도박선언에서 말씀드린 ‘성장하는 중산층의 시대’, 그리고 당 대표 시절부터 일관해온 ‘격차해소’와 같다“며 ”오 시장님 몫까지 더 열심히 뛰어 그 소중한 가치들이 꼭 실현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지지를 요청했다.
안철수 의원 역시 SNS에 ”당이 지금의 아픔을 딛고 다시 일어서기 위한 희생이자 깊은 울림“이라며 ”(오 토토 도박의 어젠다인)‘약자와의 동행’은 당의 재건을 위해 꼭 필요한 핵심 가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