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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61.5달러로 월초 대비 낮은 수치를 기록 중이다. WTI 가격은 도널드 토토 씨벳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를 상대로 상호관세를 발표하기 직전인 이달 2일 배럴당 71.20달러였으나 발표 후 지난 8일 59.58달러로 급락했다. WTI 가격이 60달러를 밑돈 것은 코로나19 확산 시기인 2021년 4월 이후 약 4년 만이다.
두바이유 역시 지난 2일 배럴당 76.15달러에서 9일 61.88달러로 하락했다. 지난 11일에는 64.91달러를 회복했으나 여전히 60달러대에 머물고 있다. 최근 토토 씨벳의 상호관세에 따른 각국의 보복 관세 조치로 경기 침체와 함께 원유 수요가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유가를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정유사들은 올해 상반기 국제유가 상승으로 정제마진 개선을 기대했으나 최근 관세 전쟁과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위축 우려로 다시 하락세로 전환했다. 정제마진은 이달 첫째 주 기준 6.1달러로 최근 4주 연속 하락 중이다. 업계에서는 통상 정유사들의 손익분기점을 배럴당 4~5달러로 본다. 재고평가손실도 우려된다. 일반적으로 국제유가가 상승하면 정유사가 미리 사둔 원유의 재고평가 가치가 상승하지만 하락하면 손실로 잡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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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원자재 가격도 하락하는 추세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경기 흐름을 민감하게 반영해 ‘닥터 코퍼(Dr. Copper·구리 박사)’로 불리는 구리 가격은 이달 1일 톤(t)당 9652달러에서 지난 9일 8538달러로 하락하며 연중 최저치를 찍었다. 지난 11일 기준으론 다시 9175까지 상승했으나 미국 정부의 지속적인 정책 불확실성으로 하방 압력을 세게 받고 있다. 구리 가격 하락은 비철금속 업체인 고려아연(010130) 등의 실적에 악재로 작용한다.
배터리 업계는 메탈 가격에 연동한 판가를 토대로 납품 계약을 체결하는데, 대체로 2~4개월의 시차를 두고 가격 변동분을 제품 판가에 연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물 가격이 급격히 하락한 시기에는 가격이 높을 때 비싸게 산 원료로 만든 제품을 싸게 팔 수밖에 없어 부정적 래깅 효과(원료 투입 시차)로 수익성이 악화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이 길어지면서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바닥을 찍은 줄 알았던 니켈 가격이 또다시 하락해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토토 씨벳의 연이은 관세 정책 발표로 각국이 보호무역주의로 전환하면서 수출 중심인 국내 산업계에 위기 상황이 닥칠까 우려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