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충청권 지방자치단체들이 정부와 정치권을 상대로 바카라 토토 일대에 대한 환경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탄핵 등 정국 혼란 속에 또다시 무산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각종 규제 완화에 앞장섰던 윤석열 정부가 사실상 힘을 잃었고 조기 대선마저 거론되는 등 지역 현안사업에 대한 논의가 아예 중단됐기 때문이다.
| 대전 동구에서 촬영한 바카라 토토 전경. (사진=대전 동구청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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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대전시, 대전 동구, 대전 대덕구 등에 따르면 대전 동구와 대덕구, 충북 청주시와 보은군, 옥천군 등 바카라 토토 인근 5개 지자체로 구성된 바카라 토토 유역 공동발전협의회는 환경부에 바카라 토토 일대 거주하는 주민들을 위한 규제 개선 방안을 건의할 예정이다. 이들은 바카라 토토 인근 지역 주민을 위한 지원사업 확대와 주택 및 근린생활시설 규모 확대를 건의하고 현실적 여건을 고려한 규제 지역 재조정 등을 환경부 장관에 직접 요구하기로 했다.
바카라 토토는 1980년 충청권의 식수와 생활·공업용수 공급 등을 위해 대전 동구·대덕구와 충북 청주시, 옥천군 일대에 걸쳐 저수면적 72.8㎢, 호수 길이 80㎞, 저수량 15억t 규모로 건설됐다. 건설과 동시에 △7770만 8000㎡ 일대를 상수원보호구역으로 △6366㎡를 특별대책지역으로 △158㎡를 수변구역으로 각각 지정하는 등 모두 7가지 규제를 적용해왔다. 또 수질 오염 방지를 위해 야외 취사, 경작, 축사, 레저·상업 행위 등이 일체 금지됐다.
이로 인해 주민들은 식당이나 민박 시설 등 수익 창출 활동이 일절 제한됐고 주거·재산권 등 지난 44년간 헌법상 권리마저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바카라 토토 인근 거주민들은 “팔당호 주변은 건축물이나 숙박·식품접객업소가 허용되지만 바카라 토토만 엄격히 제한받고 있다”며 “심지어 상업용 민박도 허용되지 않아 이 일대 거주하는 노인들의 소득원마저 차단,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계속된 민원에 환경부는 금강수계 수변구역을 해제한 데 이어 올해 8월 거주 주민의 생활 불편을 고려해 상수원 보호구역 일대 규제 개선을 골자로 한 법률 개정안을 시행했다. 개정안에는 공익상 필요한 건축물 종류에 도로와 철도, 전기설비 등을 비롯해 상수원보호구역 내 음식점 허용 비율과 면적을 기존 100㎡에서 150㎡로 확대한다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그러나 수변구역이 대다수였던 충북과 달리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된 대전권역은 개정 전과 큰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워 지역민들 입장에서는 상대적 박탈감이 오히려 심화됐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이에 대전 동구를 중심으로 충청권 지자체는 정부와 정치권에 합리적인 규제 개선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결정적 열쇠를 쥔 환경부는 아직까지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환경단체의 반발 등으로 좀처럼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대전의 한 환경단체 관계자는 “바카라 토토의 자연경관이 전국적으로 유명해지면서 이곳을 찾는 관광객과 함께 외지인이 불법 운영하는 대형카페, 음식점들이 너무나도 많이 늘어나고 있다”며 “규제가 있는 지금도 만연하게 발생하는 불법 행위들이 규제 개선 이후에는 더 많아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2003년 3385명에 달했던 대전 동구 대청동 주민수는 지난해 1123명으로 20년 동안 33.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되는 등 주민들의 삶이 위협받고 있다. 충청권의 한 지자체 관계자는 “당초 충청권 5개 지자체는 연내 환경부 장관을 만나 바카라 토토 일대에 적용 중인 환경 관련 규제 완화를 건의할 예정이었다. 최근 계엄에서 탄핵까지 정국이 극도로 혼란해지면서 모든 일정이 멈춰 당혹스럽다”면서 “다만 현 정부에서 규제 완화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정부와 정치권에 지속적으로 건의해 주민들을 위한 환경 규제에 적극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