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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은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을 제외하면 보수진영 대선 주자들의 공통 공약이다. 다만 세부적인 방향에서는 차이를 보인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15일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열린 ‘선진대국시대’ 비전발표회에서 당선 시 대통령 직속 개헌추진단을 설치해 △4년 중임제 △양원제 △정·부통령제 도입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가능하다면 내년 지방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에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도 이와 비슷하게 4년 중임제, 중대선거구제, 양원제의 도입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다만 한 전 대표는 지난 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 시작과 끝을 맞춰야 한다”며 본인의 대통령 임기를 3년으로 약속했다.
안철수·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4년 중임제 외에도 책임총리제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다만 안 의원은 중대선거구제나 독일식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병행하겠다는 입장이며, 나 의원은 외치·내치 분담형 권력구조 개편을 추진하겠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개헌 투표 시점도 엇갈린다. 안 의원은 내년 지방선거와의 동시 실시를, 나 의원은 2028년 총선을 제안했다.
안보 분야에서도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은 모두 ‘힘에 의한 평화’를 공통 기조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핵무장에 대한 입장에는 온도차가 있다.
핵무장을 강하게 주장하는 쪽은 반탄(탄핵 반대)파 진영이다. 나경원 의원은 출마 선언 당일인 11일 “북핵 완전 폐기를 위한 자체 핵무장을 미국과 협의해 1년 안에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김문수 전 장관은 최근 공식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으나, 2016년부터 줄곧 핵무장의 필요성을 주장해온 대표적인 ‘핵무장론’ 찬성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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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토 꽁머니 디시에 대해서는 주자 대부분이 현행 개혁안에 반대하거나 추가 논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반탄 진영에서 반발이 거세다.
안철수 의원은 여야 합의로 모수조정안이 통과된 지난 20일 “이번 개혁은 반쪽짜리 개혁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소득대체율은 다시 40%로 재조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동훈 전 대표도 자신의 SNS를 통해 모수조정안에 대해 재의요구권 행사 필요성을 주장했다.
찬탄파 역시 입장이 다르지 않다. 김문수 전 장관은 이데일리에 “국민연금의 2차 개혁이 필요하다”며, 청년들이 직접 참여하는 ‘토토 꽁머니 디시위원회’ 구성 필요성을 제기했다. 홍준표 전 시장은 구체적인 안은 내놓지 않았지만, 출마 선언문에서 “토토 꽁머니 디시의 방향도 미래세대에 부담을 전가해선 안 된다”며 추가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나경원 의원 역시 기성세대와 미래세대의 기금을 나누는 ‘신연금·구연금 제도’를 제안하며 추가 개혁 논의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처럼 보수 진영 대선 주자들이 안보·연금 분야에서 구조적 변화를 예고하면서, 향후 보수 후보가 당선될 경우 한반도 안보 지형의 급변은 물론 토토 꽁머니 디시 논의의 재점화는 피할 수 없을 것이란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핵 정책의 근본적 재조정과 미래세대 부담을 고려한 연금제도의 전면 개편 논의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