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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만기가 1년도 남지 않은 단기토토 꽁머니금 비중이 절대적이라는 점이다. 석유화학업황 악화로 적자를 이어가며 유동성을 확보하지 못한 효성화학 입장에서 단기토토 꽁머니금 비중 확대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효성화학의 지난해 말 기준 단기토토 꽁머니금은 2조4415억원으로 전년 말 1조5866억원 대비 53.9% 급증했다. 전체 토토 꽁머니금에서 단기토토 꽁머니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90.1%로 같은 기간 64.5% 대비 25.6%p 상승했다.
효성화학의 유동성은 지속된 업황 악화로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실제 효성화학의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371억원, 유동비율은 34.8%에 불과하다. 유동비율은 기업의 단기 부채 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유동자산을 유동부채로 나눈 값이다. 일반적으로 100% 이상이면 단기적인 재무 건전성이 양호한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긍정적인 부분은 효성화학이 지난 2월 베트남법인의 4억2300만 달러(한화 약 5179억원) 규모의 신디케이트론을 상환하면서 단기토토 꽁머니 부담을 일부 완화했다는 점이다. 신디케이트론은 여러 곳의 금융기관이 한 기업이나 기관에 공동으로 거액의 자금을 빌려주는 대출을 말한다.
시장에서는 석유화학업황 개선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효성화학이 재무건전성을 개선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막대한 토토 꽁머니금 탓에 이자비용만 매출의 10%에 달하는 상황에서 수익성 개선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지속 가능한 회복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는 효성화학이 자산 매각을 통해 현금을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토토 꽁머니금을 갚더라도 땜질 처방에 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기도 하다. 효성화학은 지난해 특수가스사업부를 효성티앤씨에 9200억원에 매각한데 이어 온산탱크터미널 사업부를 지주사인 효성에 1500억원에 양도했다.
이와 관련 효성화학 관계자는 “특수가스 사업부를 비롯한 자산 매각을 통해 단기토토 꽁머니 위주로 상환하며 재무건전성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현재 필름사업부 매각 작업도 계속 진행중인 만큼 현재의 재무건전성이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