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토 대박 미리 가려낸다?…‘살인 예측’ 알고리즘 개발 논란

“범죄자뿐 아니라 피해자 등 민감정보 포함” 인권침해 지적
  • 등록 2025-04-09 오후 9:58:13

    수정 2025-04-09 오후 10:19:40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영국 정부가 이미 확보된 범죄자 정보를 활용해 토토 대박가 될 가능성이 큰 사람을 식별하는 ‘살인 예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고 가디언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정부는 아직 연구 단계의 프로젝트라면서 최소 한 차례 형사사건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들의 정보를 사용한다고 밝혔지만, 인권침해 논란으로 번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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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A 연합뉴스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정부의 의뢰를 받은 연구진은 잠재적 범죄자를 파악하기 위해 범죄 피해자들을 포함해 수천명의 개인정보를 토토 대박으로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리시 수낵 총리 재임(2022∼2024년) 시절 영국 총리실이 의뢰한 이 프로젝트는 이름, 생년월일, 성별, 민족, 전국 경찰 전산망에 입력된 개인 식별번호 등 정부가 가진 공식 정보에서 얻은 범죄 정보를 활용한다.

영국 비영리단체 스테이트워치(Statewatch)의 정보공개 청구로 알려진 이 계획은 애초 ‘토토 대박 예측 프로젝트’라 불리다 지금은 ‘위험 평가 개선을 위한 정보 공유’로 명칭이 바뀌었다.

이 단체는 형사 사건으로 유죄 판결을 받지 않았더라도 자해, 가정폭력 등과 관련한 개인정보가 이 프로젝트에 사용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범죄자뿐만 아니라 무고한 사람이나 범죄 피해자의 정보까지 동원된다는 것이다. 스테이트워치는 또한 정신건강, 중독, 자살, 취약성, 자해, 장애 등에 관한 개인 정보도 포함된다고 지적했다.

스테이트워치의 소피아 리올 연구원은 “법무부의 토토 대박 예측 시스템 구축 시도는 정부가 소위 범죄 ‘예측’ 시스템을 개발하려는 의도를 보여주는 소름 돋는 디스토피아적 최신 사례”라며 “구조적인 차별을 강화, 확대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영국 법무부 대변인은 “이 프로젝트는 유죄 판결을 받은 범죄자에 대해 교정국과 경찰이 보유한 기존 데이터를 이용해 보호관찰 중인 사람들이 심각한 폭력을 저지를 위험을 더 잘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설계됐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이 프로젝트가 연구 목적으로만 진행되며 관련 보고서가 적절한 시기에 발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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