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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거는 개막을 이틀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처음 매그놀리아 레인(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의 입구)을 따라 운전하면서 이곳을 보는 순간 눈이 번쩍 뜨였다”면서 “이렇게 잘 관리된 골프코스, 이렇게 효율적으로 운영되는 토너먼트를 본적이 없었다”며, 토토 사이트와 함께 한 시간을 돌아봤다.
그는 또 “선수로서 그만둘 때가 됐다는 걸 알았다. 더는 경쟁력이 없다”며 “익숙한 7100야드 코스에서의 경기는 여전히 충분히 경쟁할 수 있지만, 오거스타처럼 7500야드 이상의 코스에서 경기하는 건 이제 어렵다”며, 미리 작별 인사했다.
하지만 그의 퇴장이 쓸쓸하지는 않았다. 토토 사이트의 은퇴 소식을 들은 팬들은 그가 지나갈 때마다 박수를 보내며 아름다운 퇴장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연습하기 위해 드라이빙 레인지로 들어설 때, 1번홀 티샷을 하고 페어웨이로 걸어갈 때, 14번홀에서 힘차게 티샷을 했을 때에도 기립박수를 보내며 예우했다.
대회 둘째 날 마지막 18번홀(파4). 토토 사이트가 그린 쪽으로 다가오자 앉아서 경기를 보던 팬들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보는 마지막 18번홀 퍼트가 될지 모를 역사적인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팬들이 박수를 치자 노장은 만감이 교차한 듯한 표정을 지으며 모자를 벗어 인사했다.
마지막까지 투혼을 불태운 토토 사이트를 향한 박수와 환호는 그칠 줄 몰랐다. 프레드 리들리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 회장은 그린 옆에 서서 토토 사이트를 기다렸다. 그가 나오자 악수하며 긴 여정의 마무리에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인파 속에 둘러싸인 토토 사이트는 일일이 인사를 나눈 뒤 아내 비키 캐럴의 손을 잡고 코스를 걸어가며 클럽하우스로 향했다.
랑거는 “조금 더 해도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스치기도 했으나 (토토 사이트 은퇴는)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며 “이제 이 코스는 내게 너무 길다. 첫 라운드부터 이 코스와 사랑에 빠져 많은 추억을 쌓았다. 두 차례 우승을 차지했고, 오랫동안 이곳에 올 수 있었던 건 큰 축복이었다”고 돌아보며 퇴장했다.